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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금실무노트

모금캠페인 메뉴얼 - 리더십과 조직 운영

by happy moment 2025. 4. 24.
이 글은 대학 모금캠페인을 성공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리더십의 역할과 조직 운영 전략을 다룹니다. 하버드와 스탠퍼드의 실제 사례를 통해 글로벌 트렌드를 소개하고, 국내 대학의 현황 분석과 함께 실무자가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실천 팁도 담았습니다. 총장의 리더십, 전문 모금 조직의 중요성, 캠페인 성공을 위한 내부 매니지먼트 전략, 실무 체크리스트, 조직 간 협업 포인트까지 폭넓게 다루며, 대학 발전기금 캠페인의 전략적 운영을 돕습니다.

 

들어가며

대학에서 모금캠페인을 시작한다는 것은 단순히 기부금을 모으기 위한 프로젝트가 아닙니다. 그것은 학교의 철학과 미래 비전을 사회에 공식적으로 선언하고, 수많은 이해관계자에게 함께 걸어가자고 요청하는 조직적 결단입니다. 때문에 이 캠페인을 어떻게 운영하느냐는 단순한 실행 문제가 아니라 조직의 리더십과 매니지먼트 전략이 필요합니다. 오늘 이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대학 총장의 리더십과 모금조직 

대학 모금에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건 리더십입니다. 대학 캠페인에서 가장 큰 상징은 단연 총장입니다. 그 학교를 대표하는 사람이며, 캠페인의 메시지를 가장 진정성 있게 담아 전달할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이기 때문입니다. 총장이 직접 기부자에게 캠페인의 비전과 목적을 설명하고, 왜 지금 이 캠페인이 필요한지를 이야기할 때, 캠페인은 단순한 모금이 아니라 공감의 연대로 전환됩니다. 실제로 하버드대학교의 The Harvard Campaign은 당시 총장이 5년 간 15개국 이상을 방문하며 동문들과 직접 대면했고, 그의 메시지가 고액기부자들뿐만 아니라 다수의 소액기부자에게도 신뢰를 얻으며 총 96억 달러라는 놀라운 성과로 이어졌습니다. 스탠퍼드대학교 역시 The Stanford Challenge를 통해 62억 달러 이상을 모금한 사례가 있습니다. 이 캠페인의 핵심은 동문들과의 정기적이고 밀접한 커뮤니케이션이었습니다. 특히 스탠퍼드는 학부 시절부터 기부 문화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고, 졸업 이후 캠퍼스와 지속적으로 연결되도록 기획된 뉴스레터, 소모임, 서포터즈 조직을 운영해왔습니다. 이러한 사전적 커뮤니케이션 기반 위에 캠페인을 론칭했기에, 16만 명 이상의 기부자가 56만 건 이상의 기부로 응답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해외 대학이 보여주는 이 거대한 모금캠페인의 이면에는 단단한 조직 구조와 실무 전략이 있습니다. 대학은 단순한 홍보부서가 아닌 전문 모금조직(Development Office)을 갖추고, 기획, 커뮤니케이션, 기부자 관리, 데이터 분석 등 역할을 세분화하여 시스템적으로 움직입니다. 특히 기부자는 CRM 기반으로  정밀하게 분석되어, 생일 인사부터 감사 보고서까지 맞춤형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지고, 캠페인 진행 중에는 실시간 모금 현황과 이탈자 분석 등을 기반으로 전략이 계속 수정됩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대학의 상황은 어떨까요? 국내 대학도 최근 들어 모금의 필요성과 전략적 접근에 대한 인식이 점차 강화되고 있습니다. 서울대학교, 연세대학교, 고려대학교, 성균관대학교 등은 자체 발전기금 조직을 확대하거나 고액기부자 전담팀을 두는 등 조직 전문화를 시도하고 있으며, 특히 총장이 직접 나서 캠페인을 설명하고, 출범식과 포럼을 통해 비전을 공유하는 경우도 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리더의 참여와 실무팀의 체계적 분업 사이에는 격차가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캠페인이 실무진의 일로 전가되거나, 반대로 리더의 메시지와 조직 운영이 엇박자를 낼 경우, 캠페인은 초기 동력을 잃고 조용히 사라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따라서 모금캠페인을 준비하는 대학이라면, 반드시 리더십과 실무 전략, 내부 결속의 삼각축을 균형 있게 설계해야 합니다. 리더는 진심으로 말하고, 실무자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움직이며, 전체 조직이 같은 방향을 보고 나아가는 구조. 이 구조가 갖춰졌을 때 비로소 모금캠페인은 진짜로 '작동'합니다. 마지막으로, 조직 내의 매니지먼트 전략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캠페인 기간 내에만 급히 조직을 만들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캠페인 전후를 아우르는 장기적 TF 운영, 외부 협력 네트워크 구축, 내부 커뮤니케이션 체계 정비까지 통합적으로 준비되어야 합니다. 기획부터 콘텐츠 제작, 후속 리포팅까지는 전담자가 있어야 하며, 특히 기부자 정보 관리, 이벤트 운영, 피드백 정리, 고액기부자 응대 등은 전문성 있는 인력과 경험이 필수라고 생각됩니다.

 

대학모금은 리더십과 실무전략, 내부결속의 균형이 필요합니다.

 

특히, 한국의 많은 대학은 총장의 짧은 임기동안 단기적 성과를 달성해야 하는 대학 모금조직의 부담이 있습니다. 이에 모금캠페인은 최초 기획만 잘해서는 성공할 수 없습니다. 실제 실행 단계에서의 세심한 운영이 모금성과의 성패를 가릅니다. 이에 저는 현장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실무 팁을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우선, 초기 자료 아카이빙은 빠를수록 좋습니다. 캠페인 론칭 이전부터 총장전 후보시절의 공약, 모금에 대해 검토한 기획안, 내부 회의록, 외부 발표자료, 예상 질의응답 등을 정리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캠페인 초기부터 누적된 이 자료는 캠페인 리포트나 보도자료, 내부 보고서 작성 시 매우 유용하게 쓰입니다. 중간에 실무자가 교체될 경우에도 자료가 체계적으로 정리되어 있다면 흐름이 끊기지 않습니다. 둘째, 내부 협조 요청은 미리, 구체적으로 할 필요가 있습니다. 캠페인은 실무 부서 단독으로 운영될 수 없습니다. 예산팀, 홍보팀, 기획처, 학생처, 시설과 등 다수 부서의 협조가 필요한 만큼, 요청은 미리, 요청 내용은 구체적으로 전달하는 게 핵심입니다. 기획서가 다 나온 다음에 논의하는 것이 아니라 기획이 시작될 때부터 함께 움직이는 것이 협업의 첫걸음입니다. 셋째, 캠페인 중간 성과도 꼭 공유도 꼭 필요합니다. 많은 실무자들이 캠페인 종료 후 최종 결과만을 보고합니다. 그러나 중간중간 기부 현황, 참여 사례, 기부자 반응 등을 내부 구성원과 공유한다면, 전체 조직의 관심과 협력이 이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리더십과 공유할 간단한 월간 브리핑 자료는 캠페인의 우선순위를 조직 전체가 체감하도록 만드는 데 유용합니다. 넷째, 캠페인 종료 직후에는 끝이 아니라 정리의 시작입니다. 보통 종료와 동시에 해산되어버리는 TF나 임시 조직이 있습니다. 하지만 성과 데이터 정리, 기부자 리포트 발송, SNS 정리 포스팅, 담당자 인터뷰 기록 등은 캠페인의 가치를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핵심 작업입니다. 성과 공유는 캠페인을 마무리짓는 일인 동시에, 다음 캠페인을 위한 씨앗이 됩니다. 다섯째, 성과는 '숫자'와 '이야기'를 함께 보여줘야 합니다. 기부금 총액, 참여자 수 같은 수치는 명확한 결과이지만, 수혜자의 변화, 조직 내 인식 전환, 기부자의 반응 같은 정성적 성과도 반드시 기록하고 전달해야 합니다. 숫자가 마음을 움직이기 어렵다면, 사람의 이야기는 감정을 자극할 수 있습니다. 모금 담당자는 다음 캠페인을 위한 조직 내 동기 부여와 기획 설득력을 위해서도 숫자와 스토리는 꼭 필요한 구조입니다.

 

마치며 

성공적인 캠페인은 조직 전체의 신뢰로부터 시작됩니다. 좋은 메시지와 좋은 리더, 좋은 전략이 하나로 엮일 때, 우리는 단순한 기금 모금이 아니라 학교의 철학을 함께 실현하는 여정을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여정을 누구보다 설계하고 실행하는 사람은 바로 우리, 모금 실무자입니다. 사전 점검 리스트를 통해 연간계획 그리고 장기 방향까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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