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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금실무노트

기부는 함께 달리는 것부터 – 싱가포르국립대학교의 하이브리드 행사

by happy moment 2025. 5. 12.

들어가며

디지털 시대의 기부는 단지 돈을 내는 행위를 넘어서, 참여와 경험을 동반하는 새로운 방식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주목할 만한 변화는 바로 '하이브리드 기부캠페인'의 등장입니다. 하이브리드 기부캠페인은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장점을 결합해 보다 많은 사람들이 시간과 장소의 제약 없이 기부에 참여할 수 있도록 만든 캠페인 형식입니다. 실제로 최근 다양한 대학과 비영리기관에서 이 방식이 점점 더 널리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은 기부모금을 위한 해외 대학의 모금 이벤트 사례를 살펴보고자 합니다.

 

싱가포르대학교의 기부캠페인 : NUS Giving Run BIG 2022

대학의 모금이벤트 설계 방향에 대해 고민하던 중, 싱가포르국립대학교(National University of Singapore, NUS)의 사례는 제게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싱가포르국립대학교(NUS)는 2022년 9월, 하이브리드 방식의 기부 캠페인인 "NUS Giving Run BIG 2022"를 개최했습니다. 이 캠페인은 실제 캠퍼스에서 진행되는 러닝 이벤트(Campus Run)와 함께, 참가자가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자유롭게 참여하고 인증하는 버추얼 챌린지(Virtual Challenge)를 병행한 하이브리드 기부 이벤트였습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많은 비대면 방식의 캠페인이 등장했지만, NUS는 이를 단순한 보완책이 아닌 전 세계 동문과 시민들을 아우르는 확장된 플랫폼으로 적극 활용하였습니다. 이 행사는 2022년 9월 1일부터 24일까지 약 한 달간 진행되었고, 총 2,300명의 참가자가 참여해 누적 53,000km를 달리는 기록을 세웠습니다. 참가자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러닝에 참여하며 참가비를 통해 기부금을 전달했습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 행사에서 발생한 수익금 전액이 싱가포르국립대학교의 생활보조장학금(Annual Giving Bursaries)에 기부되었다는 점입니다. 이 기금은 재정적 지원이 필요한 학생들에게 지급되어, 누구나 학업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행사 당일 비가 내려 캠퍼스 러닝이 취소되었지만 참가자들이 실내에서 러닝을 이어가며 끝까지 참여의 의미를 지켰다는 점입니다.

* 버추얼챌린지(Virtual Challenge)란 참가자가 정해진 장소 없이, 자신이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참여하는 비대면 달리기 챌린지를 말합니다. 즉, 서울, 부산, 심지어 해외 어디에 있든 참가할 수 있는 프로그램입니다. 

* 하이브리드 형식(hybrid format)은 행사나 프로그램이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동시에 진행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주요 행사 구성

해당 행사의 참가비는 다음과 같은 기준으로 책정되었습니다. 조기 등록(Early Bird) 자에게는 S$20, 일반 등록자(Normal) 에게는 S$25로 비교적 부담 없는 금액으로 책정되었습니다. 이러한 참가비용은 많은 이들의 참여를 유도하는데 효과적이었습니다. 참가비는 기부금으로 사용되면서도 동시에 참가자들에게는 다양한 기념품도 제공되습니다. 이들에게 러닝 티셔츠, 토트백(신발 가방), 완주 티셔츠(10Km 캠퍼스 런 참가자 대상), 완주메달(선택), 디지털 인증서 등이 포함되었으며, 완주 메달은 선택 사항으로 제공되었습니다. 대학에서는 이 행사의 참가자를 단지 기부를 하는 사람이 아닌, 기부를 통해 무언가를 함께 경험하고 받는 '참여자'로 만들었습니다. 이러한 캠페인이 가능했던 배경에는 든든한 후원사도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학교의 공식 홈페이지에  캠페인의 후원사 명단이 공식적으로 공개되진 않았지만, 행사 당시 다양한 기업과 단체들이 캠페인을 후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본 캠페인의 콘텐츠 제작과 관련된 보고서에는 Stephen Riady Foundation이 주요 후원사로 명시되어 있으며, 실제 현장 영상에서도 여러 파트너 기업들의 인터뷰가 소개되며 이들이 캠페인에 기여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현장 참여자들을 위한 체험 프로그램도 매우 다양하게 운영되었습니다. 전통 음악 공연부터 라떼 아트 워크숍, 가상현실 체험 등 러닝 외에도 기부자들이 직접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요소들이 마련되어, 단순한 달리기 이벤트를 넘어서 복합적인 문 캠페인의 성격을 띠었습니다.

 

NUS Giving Run BIG 2022 – Virtual Challenge

마치면서

결국 NUS Giving Run BIG 2022는 단순한 기부 캠페인을 넘어서, 기부 참여자에게 경험과 의미를 부여하고, 기부금이 실제 학생들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도록 설계된 '참여형 기부'의 사례였습니다. 이런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모이기 힘든 전 세계 동문들을 위한 획기적인 참여방식이며, 이러한 하이브리드 방식은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대학이나 비영리기관에도 참고할 수 있는 실질적이며, 유연한 모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의 기부는 '어떻게 모을 것인가'에서 '어떻게 참여시키고 경험하게 할 것인가'로 진화할 것입니다. 하이브리드 기부캠페인은 그 변화의 중심에서, 기부의 새로운 방식을 제시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NUS의 사례를 보며, 기부 참여 방식은 꼭 한 자리에 모이는 것에 국한되지 않으며, 오히려 개인의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연결되고 실현될 수 있음을 실감했습니다. 디지털 시대의 가능성을 적극 활용한 이런 캠페인이 더 많이 기획되고, 보다 많은 사람들과 함께하길 기대하며 우리 대학모금에서도 한번 적용해 보면 어떨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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