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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금실무노트

전주 팔복예술공장 미술관 기부 기념품, 새로운 방식의 나눔 경험

by happy moment 2025. 5. 7.

들어가며

그동안 제가 연재한 글들 중에는 ‘기부’와 ‘기념품’에 대한 이야기들이 종종 있었습니다. 특히 기부기관이 직접 준비한 감사품, 즉 기부가 완료되었을 때 제공되는 기부기념품에 대해 다룬 적이 있었습니다. 오늘은 지난 연휴 동안 방문했던 전주에서의 특별한 경험을 나누고자 합니다. 전주 팔복예술공장에서 열린 전시에서 접한 ‘기부기념품’ 방식이 인상 깊었기 때문입니다. 이곳에서는 기념품을 단순히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관람객이 기부를 하면 그 금액에 따라 굿즈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방식은 단순한 구매를 넘어, 누구나 자연스럽게 기부라는 행위를 체험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었습니다. 오늘은 실제 기부 기념품 사례로 전주문화재단의 기부굿즈에 대해 살펴보려고 합니다. 

 

미술관 전시 관람 후 기념품 굿즈

지방에서 미술관을 방문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전주는 달랐습니다. 팔복예술공장은 철길 주변의 이팝나무를 활용해 걷고 싶은 거리, 찾고 싶은 명소로 탈바꿈해 있었고, 이팝나무 철길은 1년에 단 6일만 개방되는 희소성 덕분에 많은 분들이 이곳을 찾았습니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미술관으로의 동선이 연결되었고, 전시장 입구 벽면에는 앙리 마티스와 라울 뒤피 전시에 대한 안내 현수막이 걸려 있어 발길을 유도했습니다.
전시를 마친 후, 보통은 미술관의 기념품 샵을 들르게 마련입니다. 감동적인 예술작품을 관람한 후에는 그 순간을 간직하고 싶은 마음에 엽서 하나라도 사가고 싶은 것이 관람객의 심리니까요. 그런데 팔복예술공장의 기념품 샵은 조금 달랐습니다. 기념품 공간은 1평 남짓의 오픈된 형태였고, 판매대 없이 전시처럼 굿즈가 진열되어 있어 처음에는 이곳이 기념품 샵인지조차도 의아할 정도였습니다. 궁금한 마음에 근무 중인 직원에게 물었더니 “기념품은 판매하지 않고, 기부를 하시면 기념품을 드립니다”라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모금 실무자로서 저는 이 방식에 깊은 관심이 생겼습니다. 기념품 구매 대신 기부라는 행동을 통해,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나눔을 경험할 수 있도록 설계된 이 구조는 매우 신선했습니다. 전시된 굿즈들 중 원하는 상품을 고른 뒤, 해당 금액만큼의 기부를 하면, 기부가 확인된 후에 직원이 기념품을 건네주는 방식이었습니다. 특히 QR코드를 통해 모바일로 간편하게 기부할 수 있도록 해두어, 접근성도 높였습니다. 먼저 QR코드 스캔 후 기부페이지에 접속하고, 후원정보와 금액을 입력하고, 이후 기부가 완료된 후에 전달된 카카오톡 메세지를 전달하면, 원하는 굿즈를 수령할 수 있는 방식이었습니다. 이는 관람객에게 기념품의 단순한 구매가 아닌 기부를 통한 소장을 경험하게 하고, 전시 컨텐츠와 연결된 한정된 문화상품을 제공함을써 기부의 동기를 자연스럽게 자극하였습니다. 이러한 방식은 단지 물건을 파는 게 아니라, 기부를 경험하게 하고, 그 안에 감정적 연결과 예술적 기억을 담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인상 깊었습니다. 저는 그 곳에서 기부를 하고, 포스터 1점을 기부 굿즈로 받으며 그 날 일정을 마치게 되었습니다. 

팔복예술공장 내 미술관 전시품 굿즈 구매를 위한 기부하기 안내
앙리마티스와 라울뒤피 전시 기념품 판매

 

팔복예술공장 전경

 

마치면서

이번 전주 팔복예술공장에서 열린 앙리 마티스와 라울 뒤피 전시를 관람한 뒤, 전주문화재단의 기부기념품 운영 방식은 저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단순한 물건 판매가 아닌, 기부를 통해 공익적 가치를 실현하고, 전시를 기획한 주체가 전주문화재단임을 자연스럽게 알리는 구조였기 때문입니다. 관람객 입장에서는 미술 감상의 여운을 기념품으로 남기며 동시에 지역 예술인을 위한 기부를 실천할 수 있었고, 이는 매우 의미 있는 경험이었습니다.
이러한 방식은 향후 공공기관, 문화재단, 대학의 모금 캠페인에서도 효과적으로 기부참여를 유도하는 전략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실무자 입장에서 보면 기부 절차의 흐름, 안내 문구의 명확성, 굿즈 진열 방식, 기부 동선 설계 등 작지만 중요한 운영 요소들이 체계적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이 경험은 앞으로 기부 캠페인을 기획할 때 유용한 레퍼런스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 관련 글 읽어보기
굿즈 하나가 기부를 바꾼다 - 참여와 가치 소비 이야기

기부기념품 왜 중요한가요-스타벅스에서 배우는 감성전략

 

* 이번에 팔복예술공장을 알게되어 전주문화재단(https://jjcf.or.kr/)을 찾아가서 살펴보니, 전주문화재단이 운영하는 공간은 총 9개나 되고, 팔복예술공장도 그 중 하나의 공간이었습니다. 이 곳은 예술을 놀이처럼 즐기면서 성장하는 예술놀이도시 전주형 예술교육 플랫폼으로 조성된 곳이었는데요. 이 곳은 1979년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는 카세트 테이프를 생산하던 공장이었는데 폐업한 뒤, 25년간 방치되다가 이후, 상상의 예술놀이터로 바뀌어 현재는 팔복동 아이들과 전주 시민은 물론 놀이를 통한 예술경험, 예술교육이 이곳에서 이루어지는 곳이었습니다 이 곳이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정한 전국 1호 ‘꿈꾸는 예술터’이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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