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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금실무노트

한국 사회, 모금 기관 이사회의 역할은 왜 중요한가.

by happy moment 2025. 6. 25.

들어가며: 모금기관에서 ‘이해관계자’는 누구일까?

모금기관은 단지 기부금을 모으는 조직이 아닙니다. 다양한 이해관계자(stakeholders)들과 함께 공익적 가치를 만들어가는 복합적 파트너십 조직입니다. 기부자, 수혜자, 직원, 자원봉사자뿐 아니라, 정책 결정자, 유관기관, 기업, 지역사회까지 모두가 연결되어 있죠. 이해관계자는 크게 내부 이해관계자(직원, 이사회, 우리조직 운영위원 등)와 외부 이해관계자(기부자, 파트너 기관 등)로 나뉩니다. 이들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조직의 미션을 지지하고, 때로는 방향을 제안하며, 행동에 직접 영향을 줍니다. 따라서 모금기관은 단순한 ‘기부 요청’ 중심에서 벗어나, 이해관계자의 연대와 참여를 촉진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 중심에 ‘이사회’(Board of Directors)가 있습니다. 오늘은 이사회의 중요성과 역할, 국내 이사회 참고사례를 살펴보려고 합니다. 

왜 모금기관에서 이사회가 중요한가?

이사회는 단순히 상징적인 역할만을 수행하는 자리가 아닙니다. 특히 모금기관에서는 이사회의 역할이 ‘조직의 운명’을 가를 만큼 중요합니다. 한국의 비영리 환경에서는 오랫동안 이사회가 "형식적 승인기구"로 여겨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오늘날의 모금조직에서는 이사회가 단체의 공신력, 재정적 기반, 사회적 신뢰를 형성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특히 한국적 문화에서는 '이사'라는 명칭이 갖는 사회적 무게감이 큰 편입니다. 누군가가 어느 기관의 이사라는 사실만으로도 주변에서는 해당 단체를 신뢰할 수 있는 조직으로 인식하게 됩니다. 그렇기에 이사회는 조직 외부의 사회적 자산으로도 생각할 수 있고, 기부자와 파트너를 설득하는 강력한 후광 효과를 만들어냅니다.

 

이사회의 핵심적인 역할은 무엇인가?

조직에서 이사회는 다음과 같은 역할을 수행합니다. 첫째, 이사회는 모금기관의 비전과 방향성 제시하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이사회는 모금기관의 미션을 구체화하고, 장기적 전략 방향을 설정하는 데 중요한 책임을 집니다. 특히 모금기관을 대표하는 리더십으로서, 외부의 기대와 흐름을 조직 내부에 연결하는 오피니언 리더로 작동합니다. 단체 내부만 보고 판단할 수 없는 거시적 시야를 제안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모금조직의 거버넌스를 개선하고 책무성을 강화합니다. 둘째, 조직운영에 대한 감독과 책무성을 강화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사들은 조직의 책임 있는 운영을 감독합니다. 예산 승인, 감사 보고, 인사 구조 등 실질적인 통제권을 행사하며, 필요시 사무국 또는 실행조직과의 연결고리가 되어줍니다. 단, 이사회의 역할은 지나치게 ‘간섭’하는 것이 아니라, 적절한 감독과 지원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이사회를 통한 예산, 재무의 정기적, 연말결산보고는 모금조직의 투명성을 강화하는데 도움을 줍니다. 셋째, 조직의 대표성을 가진 기구로 자원을 확보하고, 모금촉진자 역할을 하도록 지원합니다. 이사회의 가장  중요한 역할 중 하나는 자원의 연결자(fundraising champion)로서의 기능입니다. 모금기관의 이사는 조직의 신뢰를 대표하여 기부를 유치하고, 필요시 본인도 기부에 참여함으로써 선한 영향력의 시작점이 됩니다. 특히 이사들의 헌신적인 자세는 내부 이해관계자들에게 조직 헌신에 대한 강력한 동기가 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모금기관의 이사가 해당 소속기부단체에 기부를 하는 경우가 흔하지 않지만, 해외의 경우에는 Give, Get, or Get Off라는 이사회 참여원칙이 있습니다. 이는 직접 기부(Give)하거나, 외부에서 기부를 유치(Get)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물러나라(Get Off)는 의미입니다. 이사가 직접 모금기관에 기부함으로 조직에 대한 헌신을 보여주고, 이를 통해 외부 기부자의 신뢰를 이끌어 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국내에서 모금기관의 이사회 활동에 관련하여 언론에 공개된 기관은 아름다운 재단이 있습니다. 아름다운 재단의 경우에는 이사회 구성원의 아름다운재단은 이사회 구성원 채팅방을 운영하고, 회의 전 자료를 공유해 참석률을 50%에서 70%로 끌어올리는 등, 이사회 참여와 거버넌스를 실질적으로 강화하고 있습니다.(관련기사 살펴보기: 연령, 성별 다양성 떨어지는 한국 비영리 이사회... 바람직한 거버넌스 고민해야 - 더나은미래)

모금기관의 이사회는 필수적 조직입니다. 이사회를 통해 모금기관은 중요하고 의미있는 결정을 할 수 있습니다.

 

마치면서

이사회는 모금기관의 조직적 정체성을 보여주는 거울입니다. 단체의 신뢰는 외부의 평가가 아니라, 내부 리더십이 스스로를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이사’라는 자리는 단순한 명함이 아니라, 기부문화를 확산하고 조직의 지속가능성을 키워가는 리더십의 출발점이어야 합니다. 그리고 실무자는 이러한 이사회의 역할을 충분히 설계하고, 적극적으로 참여를 요청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다양성과 책임감으로 무장한 이사회는, 모금환경이 급변하는 글로벌 시대에도 흔들림 없는 디지털 시대의 모금 리더십을 실현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기반이 되어 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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