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모금실무노트

거액기부자를 만날 때, 무엇을 입을 것인가? TOP원칙과 실무자의 태도

by happy moment 2025. 4. 14.

들어가며 : 말보다 먼저 전달되는 메시지

모금 현장에서 실무자가 기부자와 처음 만나는 순간, 말보다 먼저 전해지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복장’입니다. 옷차림은 단순한 스타일이 아니라, 신뢰와 진정성을 보여주는 비언어적 메시지입니다. 특히 기부 요청이나 관계 형성이 중요한 자리에선 복장의 심리적 효과가 더욱 뚜렷하게 작용합니다. ‘복장이 뭐 그리 중요해?’라는 말, 평소엔 그럴 수 있지만 중요한 사람을 만날 땐 달라집니다. 특히 그 사람이 거액기부자라면, 복장은 단순한 겉치레가 아니라 신뢰를 입는 방식이 됩니다. 오늘은 ‘TOP 원칙(Time, Place,

Occasion)’을 중심으로 실무자가 어떤 태도와 준비된 복장으로 만남을 이끌 수 있을지 살펴보고자 합니다.

기부자를 만날때, 잘 준비된 복장은 신뢰와 관계의 향상을 가져옵니다.

 

복장이 가진 힘 그리고 TOP원칙 

저는 모금기관 담당자의 복장의 원칙을 니콜라 게겐이 소개한 TOP 원칙으로 소개를 해볼까 합니다. 프랑스의 사회심리학자 니콜라 게겐(Nicolas Guéguen)은 Time, Place, Occasion, 즉 ‘TOP 원칙’을 기준으로 복장을 선택하라고 말합니다. 첫째, 시간은(time)은 오전 미팅인지, 저녁 만남인지에 따라 분위기에 어울리는 옷차림이 달라집니다.둘째, 장소(place)입니다. 기부자를 만나는 장소에 따라 고급 호텔, 캠퍼스 회의실, 설명회 강당 등 장소의 격에 맞춰 복장을 조절해야 합니다. 셋째,  상황(occasion)입니다. 기부 요청, 감사 인사, 단체 소개 등 각각의 상황이 요구하는 ‘태도’가 복장으로 표현되어야 합니다. 이 원칙은 비싼 옷을 입으라는 말이 아닙니다. 오히려 상황에 맞는 단정함과 정성이 기부자에게는 “나는 이 만남을 귀중한 시간으로 생각하며, 기부자님을 존중하고, 준비해왔다”는 인상을 주게 됩니다. 이런 인상은 말보다 빠르게, 강력하게 신뢰를 형성합니다. 비싼 옷이 필요한 게 아니라, 상황에 맞는 단정하고 정성 있는 복장이 핵심입니다.

Time (시간) 오전 미팅인가, 저녁 식사 자리인가?
Place (장소) 고급 호텔, 사무실, 행사장 등 환경에 어울리는가?
Occasion (상황) 요청 미팅, 감사 전달, 설명회 등 목적에 맞는가?

 

복장이 첫 인상을 결정한다면, 태도는 그 인상을 지속 가능한 신뢰로 바꾸는 힘을 가집니다. 기부자와의 만남에서 말의 내용보다 더 먼저 전해지는 것은 말을 전하는 방식, 즉 태도입니다. ‘어떻게 말하느냐’는 ‘무엇을 말하느냐’보다 더 강한 인상을 남기곤 하죠. 실제로 기부자 응대에서 좋은 인상을 남기는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몇 가지 비언어적 디테일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를 체크리스트 형태로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표정은 긴장한 표정보다는 가볍고 부드러운 미소가 상대를 편안하게 만듭니다. 기부자님과 눈을 바라보며 따뜻한 시선을 유지하면 기부자도 “존중받고 있다”는 감정을 느끼게 됩니다. 둘째, 자세는 팔짱을 끼거나 다리를 꼬는 자세는 방어적이고 비협조적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여유 있으면서도 바른 자세, 앞을 향해 열린 자세가 상대의 경계심을 누그러뜨립니다. 셋째, 말투입니다. 공손함은 기본이지만, 지나치게 딱딱한 말투는 기계적으로 느껴질 수 있어요. 기부자를 존중하면서도 따뜻한 언어로 소통하려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넷째, 무엇보다 경청이 중요합니다. 말하는 것보다 잘 듣는 것이 더 좋은 인상을 줍니다. 말을 자르지 않고 고개를 끄덕이며 듣는 것만으로도 “당신 이야기를 소중하게 듣고 있다”는 신호가 됩니다. 대화의 마지막에 감사표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감사합니다”라는 말은 흔하지만, 진심은 흔치 않습니다. 단순한 감사 인사를 넘어서, “그 기부가 가져올 변화”까지 함께 전할 때, 기부자는 자신이 한 행동의 가치를 깊이 느낄 수 있습니다.

 

이러한 복장의 원칙을 고려하며, 실제 사례에서 적용을 해 본다면, 만약 기부자와 일대일 기부자 미팅이 있다면, 너무 딱딱한 격식보다는 친근감과 전문성을 동시에 보일 수 있도록 자켓은 입되, 넥타이나 너무 과한 포멀룩은 피하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또 다른 상황에서 기관을 대표하는 모금행사관련 자리라면 우리 모금기관의 이미지에 맞게 깔끔한 정장을 입고, 이 때 기관 로고가 들어간 배지를 착용하면, 우리기관에 대한 신뢰감을 더할 수 있습니다. 그 외 기부자 초청 가족 행사라면 편안하고 밝은 컬러의 옷차림으로 기부자 가족하게 편안한고 좋은 인상을 줄 수 있는 세미캐주얼이 좋습니다.  

 

 

마치면서

거액기부자는 겉치레보다 진정성 있는 예우를 중요하게 여깁니다. 그래서 결국 중요한 것은 복장이나 말투보다 그 속에 담긴 준비된 자세, 존중하는 태도, 그리고 신뢰를 쌓으려는 마음입니다. 복장은 겉으로 보이는 태도이며 태도는 마음에서 비롯된 복장의 완성입니다. 결국 거액기부자를 만나는 자리는 단순한 모금요청이 아니라 우리조직의 철학과 신뢰를 전달하는 순간입니다. 복장은 그 메세지를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방식이고, 태도는 그 안에 담긴 진정성을 전달하는 통로입니다. 비싼 옷이 필요하진 않습니다. 다만 그 만남에 충분히 준비하고, 기부자를 존중하고 있다는 마음이 보이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 2025 모금으로 행복한 순간 | All rights reserved.  
실무자를 위한 모금 정보와 경험을 공유하는 공간입니다.  
문의: astrachoi14@gmail.com | 블로그: https://happymomen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