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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금실무노트

해외 대학은 어떻게 기부 문화를 만들었나? – 하버드·스탠퍼드 사례로 보는 발전기금의 힘

by happy moment 2025. 4. 5.

들어가며

모금을 잘 하려면, 모금이 잘 운영되는 대학의 사례를 참고하는 것이 가장 좋은 출발점입니다. 오늘은 미국의 대표적인 명문대학, 하버드대학교와 스탠퍼드대학교의 사례를 중심으로 해외 대학이 어떻게 기부문화를 정착시키고, 지속가능한 모금 시스템을 구축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해외대학 사례: 하버드대학교과 스탠퍼드 대학교 사례

우리는 대학의 기부문화가 어떠한 인식과 변화를 가지면서 발전했는지 살펴보고자 합니다. 오늘은 그 사례로 하버드대학교와 스탠퍼드 대학교를 설명하려고 합니다.  하버드대학교는 “기부는 동문의 책임”이라는 철학 아래 세계 최고 수준의 기부자산 규모를 자랑하고 있습니다.2024년 6월 기준, 하버드의 기부자산은 532억 달러에 달합니다.하버드는 2013년부터 2018년까지 진행된 The Harvard Campaign을 통해 당초 목표였던 65억 달러를 크게 초과한 96억 달러를 모금하며, 고등 교육기관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캠페인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 캠페인으로만 약 13억 달러가 학생 재정 지원에 활용되었고, 142개의 종신 교수직이 새롭게 설립되었습니다. 과학, 인문학, 예술, 캠퍼스 인프라 등 다양한 분야에 투자되며 하버드가 교육과 연구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이외에도 하버드에서는 학생들이 직접 주도하는 연례 자선 행사인 An Evening with Champions가 1970년부터 매년 열리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피겨 스케이팅 선수들의 공연을 통해 암 환자들을 돕는 이 행사는 현재까지 약 300만 달러를 Dana-Farber 암 연구소의 Jimmy Fund에 기부하며 학생 주도의 모금 문화 정착에 성공한 사례로도 손꼽힙니다. 하버드의 모금 성공 뒤에는 강력한 전담 조직인 Harvard Development Office, 졸업생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DB 시스템, 기부금의 용도별 관리 체계그리고 소액 기부자도 명단에 기록하는 철저한 존중 문화가 뒷받침되고 있습니다.

반면, 스탠퍼드대학교는 기부를 “캠퍼스 문화의 일부”로 정착시키는 데 주력해 왔습니다. 2024년 8월 기준, 스탠퍼드의 기부자산은 376억 달러이며, 2006년부터 2011년까지 진행된 The Stanford Challenge를 통해 총 62억 달러를 모금했습니다. 이 캠페인은 원래 목표였던 43억 달러를 초과 달성하며, 130개 이상의 새로운 교수직 신설, 360건 이상의 대학원 장학금 지급, 38개 캠퍼스 건물의 신축 및 리노베이션 등을 이끌었습니다. 스탠퍼드는 특히 학생, 동문, 학부모 등 다양한 주체의 참여를 유도했으며, 무려 56만 건 이상의 기부가 모여 캠페인을 성공으로 이끌었습니다. 학부생들에게도 “5달러로 기여하세요!”라는 소액 캠페인을 진행하며 기부가 일상적인 캠퍼스 문화로 녹아들 수 있도록 설계한 점이 인상적입니다. 또한, 2016년에는 나이키의 공동 창립자이자 동문인 필 나이트(Phil Knight)가 스탠퍼드에 4억 달러를 기부하여 나이트-헤네시 장학 프로그램을 설립했습니다. 이 장학 프로그램은 매년 100명의 대학원생에게 전액 장학금과 생활비를 지원하며, 글로벌 리더 육성을 위한 학제 간 협력과 문제 해결 역량 강화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스탠퍼드 역시 강력한 동문 네트워크, 학부 시절부터의 기부교육 요청을 자연스럽게 만드는 캠퍼스 분위기 조성 등을 통해 기부 참여율을 높이고, 장기적 기부 기반을 안정화시켜왔습니다.

 

기부는 소액이라도 누구나 참여할 수 있어요

 

미국 대학 기부문화의 특징은 무엇이 다를까?

미국의 주요 대학들은 오랜 시간 동안 기부를 단순한 재정 확보 수단이 아닌, 학교 문화를 형성하는 핵심 기둥으로 발전시켜 왔습니다. 그 중심에는 다음과 같은 특징들이 자리하고 있습니다.무엇보다 기부는 곧 명예라는 인식이 강하게 자리잡고 있습니다.  기부자의 이름이 강의실, 장학금, 건물 등에 각인되고, 언론이나 공식 행사를 통해 공공의 존경을 받습니다. 이는 기부자가 ‘학교의 역사를 함께 써 내려가는 존재’로 인정받는 문화와도 연결되어 있습니다. 또한, 기부는 학교와의 지속적 참여 방식으로 기능합니다. 졸업생은 졸업 이후에도 캠퍼스의 발전 과정에 기여하며, 단순 후원자가 아닌 동반자 혹은 일원으로 남게 됩니다. 학교는 이를 위해 기부자 전용 뉴스레터, 기념행사, 정기 모임 등 다양한 접점을 제공합니다. 세제 혜택 역시 중요한 요소입니다. 미국은 기부금에 대한 강력한 세금 공제 제도를 운영하며, 기부에 대한 부담을 줄여 참여를 유도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미국 대학들은 기부금의 사용 결과를 명확하게 공유합니다. 기부자들은 자신이 낸 기부금이 어디에 사용되었고, 그로 인해 어떤 변화가 생겼는지를 구체적인 수치와 사례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런 투명한 보고 시스템은 신뢰를 만들고, 장기적인 기부 관계 유지로 이어집니다.

 

그렇다면, 한국 대학이 배울 점은 무엇일까요? 첫째, 기부를 ‘재정적 후원’이 아닌 문화적 참여로 바라보는 시각 전환이 필요합니다. 작은 금액이라도 존중받는 분위기, 그리고 기부자가 학교의 일부로 느낄 수 있는 구조가 마련되어야 합니다. 둘째, 졸업생의 경험과 이야기를 스토리텔링 콘텐츠로 풀어내는 소통 전략이 중요합니다. 단순한 모금 요청보다는 “나도 이런 도움을 받았기에 후배를 돕고 싶었다”는 식의진정성 있는 메시지가 훨씬 강한 감동과 설득력을 줍니다. 셋째, 기부금 관리의 투명성이 신뢰를 만듭니다. 기부금의 사용처, 결과, 환류 시스템이 명확하게 운영되어야 기부자가 ‘잘 쓰였구나’ 하는 확신을 가질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대학 내에서도 기부 교육과 캠페인 문화를 제도화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재학생부터 기부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갖도록 커리큘럼이나 활동을 연계한다면 미래의 기부자 기반도 더욱 탄탄해질 수 있습니다.

마무리하며 

기부는 소수의 부자만이 하는 일이 아닙니다. 하버드와 스탠퍼드의 사례를 통해 우리는 기부문화는 소액 참여부터 시작되며, 그 가치를 어떻게 정의하고 확산시키느냐에 따라 지속가능한 모금 생태계를 만들어갈 수 있다는 사실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기부는 경제력이 아니고 문화입니다. 우리 한국의 많은 대학도 참여하는 졸업생(동문)과 신뢰받는 시스템으로 대학기부문화가 활성화되기를 기대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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