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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금실무노트

기부리터러시란? – 기부자와 연결되는 진짜 소통의 시작

by happy moment 2025. 4. 6.

 

들어가며

기부는 설명 없이도 전해지는 마음일까요? 아니면, 설명이 있어야 움직이는 행동일까요? 누군가는 선뜻 기부하고, 또 누군가는 망설입니다.그 차이는 단순히 ‘마음의 차이’만은 아닐지도 모릅니다.기부를 결정하기까지, 사람들은 수많은 질문을 품습니다.“이 기관은 믿을 만한가요?”, “내 돈이 어디에 쓰이나요?”, “기부하고 나면 어떤 변화가 생기나요?” 이러한 질문에 충분히 답할 수 있을 때,비로소 기부는 신뢰를 바탕으로 한 선택이 됩니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바로 기부리터러시(donation literacy)입니다. 기부리터러시는 기부자에게는 올바른 판단을, 모금기관에게는 신뢰를 쌓는 대화를 가능하게 합니다. 이 글에서는 왜 지금 ‘기부리터러시’가 중요한지,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높일 수 있을지 함께 생각해보려 합니다.

 

기부리터러시란 무엇인가요. 

기부를 받는 기관, 그리고 기부를 하는 사람 사이에는 단순한 송금과 접수 이상의 신뢰를 위한 소통이 필요합니다. 바로 이때 필요한 것이 기부리터러시(donation literacy)입니다. 기부리터러시(donation literacy)란, 기부자가 기부와 관련된 정보를 제대로 획득하고, 이해하고, 식별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합니다. 이 개념은 단순히 “기부에 대해 안다”는 수준을 넘어서, 기부자가 합리적인 판단을 내리기 위한 기본 전제 조건으로 작용합니다. 

 

기부리터러시는 기부자에게 의미있는 정보전달을 하도록 합니다.

 

기부는 단순히 ‘좋은 마음’만으로 이뤄지지 않습니다. 많은 기부자들은 기부를 통해 어떤 사회적 변화가 만들어지는지, 내 기부금이 정말 필요한 곳에 쓰이고 있는지, 그리고 어떤 단체에 기부하는 것이 더 효과적인지를 알고 싶어 합니다. 이런 판단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이 바로 기부리터러시(donation literacy)입니다. 기부리터러시는 기부자가 관련 정보를 정확히 이해하고, 비교하고, 판단하여, 자신의 가치에 맞는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능력입니다. 이 능력이 높아질수록 기부는 더욱 지속 가능해지고, 신뢰를 바탕으로 한 관계로 발전하게 됩니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기관은 기부자에게 ‘기부금 잘 받았습니다’라는 짧은 메일 한 통만 보내고 소통을 끝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이제 기부자는 단순한 후원자가 아닌, 조직의 비전을 함께 선택해준 파트너입니다. 이러한 파트너와의 소통은 감사를 넘어, 정보 제공, 신뢰 형성, 그리고 참여 기회 제공까지 아우르는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으로 진화해야 합니다. 기부리터러시를 높이기 위한 커뮤니케이션 전략은 세 단계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째, ‘이해’의 단계에서는 기부금이 어디에, 왜 필요한지를 쉽게 설명해야 합니다. 브로슈어나 영상, 인포그래픽을 활용해 기부 내용을 명확히 전달하는 것이 좋습니다. 둘째, ‘판단’의 단계에서는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꾸준히 제공해야 합니다. 기부금 사용 결과에 대한 리포트, 수혜자의 인터뷰나 감사 편지 등은 기부자의 신뢰를 쌓는 데 효과적입니다. 마지막으로, ‘참여’의 단계에서는 감사 메시지, 후속 행사 초대, 다음 캠페인 안내 등을 통해 지속적인 관계를 설계해야 합니다.

 

이런 기부리터러시 기반 커뮤니케이션의 좋은 사례로는 서울대학교의 ‘만만한 기부’ 캠페인을 들 수 있습니다. 이 캠페인은 SNS를 통해 캠페인의 철학과 기부금 사용처를 투명하게 안내하며 젊은 기부자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했습니다. 이화여자대학교의 ‘선배라면 장학금’ 캠페인도 주목할 만합니다. 단순한 기부를 넘어 “후배를 응원하는 따뜻한 마음”이라는 감성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공유하며 동문과의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고 있습니다. 기부리터러시가 높아질수록, 기부자는 단순한 참여자가 아닌 가치를 공유하는 동반자가 됩니다. 그리고 그 관계는 일회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사회를 함께 만들어가는 든든한 연대로 이어집니다.

 

마치면서

기부리터러시가 높을수록, 기부자는 단순한 참여자가 아닌 가치를 공유하는 동반자로 성장합니다. 단체 입장에서 감동적인 콘텐츠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먼저 필요한 것은 기부자가 이해할 수 있는 설명과 신뢰의 설계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기부를 거절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정보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해 멈추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 기부는 설득의 문제가 아니라, 정보를 공유하고 신뢰를 쌓는 연결의 과정입니다. 기부자가 우리를 더 잘 이해할수록, 우리는 그들과 함께 더 멀리, 더 깊게 나아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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