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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금실무노트

기부자도 ‘성격’이 있다 – 페르소나로 시작하는 기부자 이해

by happy moment 2025. 4. 9.

들어가며 

페르소나(Persona)라는 말은 본래 고대 로마 시대의 배우들이 무대에서 착용하던 가면에서 유래된 단어입니다. 라틴어 어원인 personare는 ‘울리다, 퍼지다’는 뜻을 가지고 있으며, 이는 무대 위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전달하기 위한 ‘역할’ 또는 ‘목소리’를 의미합니다. 이 개념은 시간이 지나며 심리학과 마케팅 영역에서도 중요한 개념으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오늘날 ‘페르소나’는 특정 집단을 대표하는 가상의 인물상을 뜻하며, 그들이 어떤 환경에서 어떤 행동을 할지 예측하고 설계하는 데 활용됩니다. 비영리조직의 기부자 커뮤니케이션에서도 이 ‘페르소나’ 개념은 매우 유용한 도구입니다. 단순히 나이, 성별을 넘어서 삶의 맥락과 동기를 함께 이해함으로써, 더 정교하고 공감력 있는 소통 전략을 세울 수 있게 해주죠. 기부자는 숫자가 아닌 이야기입니다. 페르소나는 그 이야기를 구조화하고, 실천 가능한 전략으로 전환해주는 가장 기초적인 첫걸음입니다. 오늘은 모금기관의 페르소나 필요성과 활용방향에 대해 이야기 해 보고자 합니다.

 

기부자 페르소나는 기부자를 이해하고, 관계를 맺는 일에 효과적인 수단입니다.

 

그렇다면 왜 모금 활동에서 ‘기부자 페르소나’가 필요할까요? 그 이유는 아주 단순합니다. 모금은 결국 ‘사람을 이해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모든 기부자가 똑같을 수는 없습니다. 각자는 서로 다른 이유로 마음을 움직이고, 기부를 결심하며, 기대하는 것도 다릅니다. 누군가는 감동적인 이야기 속에서 따뜻한 마음을 느끼고 지갑을 열고, 또 다른 누군가는 명확한 수치와 임팩트를 통해 신뢰를 얻고 행동합니다. 어떤 기부자는 일회성 후원에 만족하지만, 어떤 사람은 관계를 지속적으로 이어가며 함께 성장하고 싶어합니다. 이렇듯 기부자의 동기와 행동은 결코 하나의 기준으로 설명할 수 없습니다. 이 다양한 감정과 행동의 결을 이해하고, 각 기부자에게 맞는 전략을 세우기 위해 필요한 것이 바로 ‘기부자 페르소나(persona)’입니다. 페르소나는 기부자를 단순히 ‘후원금 액수’가 아닌, ‘하나의 이야기와 가치’를 지닌 사람으로 바라보는 관점 전환입니다. 그리고 그 시선은, 결국 더 따뜻하고 지속 가능한 관계로 이어집니다.

국내 기관들이 만든 ‘페르소나 활용’ 사례

기부자 페르소나는 꼭 모금기관 내부 전략에만 활용되는 것이 아닙니다. 이미 많은 기관들이 외부 홍보와 브랜드 전략에서도 ‘페르소나’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는 월드비전의 김혜자 후원자입니다. 김혜자 씨는 단순한 홍보대사가 아니라, 월드비전의 ‘따뜻한 엄마’라는 상징적 존재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녀의 편지와 내레이션은 감성적이고 호소력 있는 언어로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습니다. ‘혜자엄마’라는 페르소나는 ‘돌봄과 연결’이라는 감정을 대표하며, 후원 아동을 향한 모성적 애정을 기부로 이끌어내는 핵심 역할을 했죠. 유니세프는 김연아 선수를 브랜드 페르소나로 설정했습니다. 김연아는 국제적 신뢰감과 청렴한 이미지로, 유니세프의 핵심 가치인 ‘책임과 투명성’을 효과적으로 대변하고 있습니다. 특히 젊은 세대와 고액 기부자층에서 김연아가 주는 신뢰는 단체 전체의 브랜드 신뢰도를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신뢰의 아이콘’이라는 정체성은 단순한 유명인을 넘어서 유니세프의 공적 이미지와 맞닿은 전략적 페르소나입니다. 한편, 굿네이버스는 ‘현장 중심’ 이미지와 더불어 청년층과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젊고 따뜻한 이미지의 홍보대사를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배우 김남길, 박보검 등은 굿네이버스의 참여형 캠페인에 적합한 ‘연대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페르소나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이들은 기부를 ‘감정의 연대’로 확장하는 데 중요한 다리가 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각 기관이 만든 페르소나는 단순히 얼굴이 아닌, 그 조직이 전하고자 하는 감정과 가치, 그리고 사람들의 참여를 이끄는 서사의 중심축으로 기능하고 있습니다. 페르소나는 결국 ‘누가 말하느냐’가 아니라 ‘어떤 이야기로 연결되느냐’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우리 기관이 ‘기부자 페르소나’를 만든다면?

우리가 모금캠페인을 기획할 때 꼭 필요한 첫 단계는 “누가 우리의 기부자인가?”를 제대로 이해하는 것입니다. 단순히 연령이나 성별로만 나누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어떤 이유로 우리 단체에 관심을 가졌는지, 무엇을 기대하는지를 구체적으로 상상해보는 것이죠. 예를 들어 이런 페르소나를 상상해볼 수 있습니다. 페르소나를 설정하기 위해 기부자의 이름, 연령대, 직업, 가족구성, 기부시작동기, 관심분야, 주요기부경로(지인추천. 뉴스나 광고), 기부방식, 우리 모금기관에 대한 기대하는 것(어떤 모금을 하였는지), 좋아하는 컨텐츠, 선호하는 소통방식 등 페르소나 설정을 위해 구체적인 인물에 대한 세부적 요인들에 대한 면밀한 파악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파악을 통해 구체적인 한 사람의 삶이 그려지고, 페르소나가 설계됩니다. 이렇게 설계된 페르소나는 기부자 중심의 컨텐츠 전략과 모금메시지 개발에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상상으로 만들어 낸 한 사람은 수천명의 기부자의 마음과 연결되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구체적인 한 사람의 삶을 그려보는 페르소나 설계는, 기부자 중심의 콘텐츠 전략과 모금 메시지 개발에 강력한 도구가 됩니다. 그리고 이 상상의 한 사람은 실제 수천 명의 기부자 마음과도 닿아 있죠

 

마치면서 

기부자도 단순한 숫자가 아닌 ‘하나의 인격’입니다. 그들은 각자의 마음과 여정, 그리고 고유한 언어를 가지고 있어요. 누군가는 감동적인 이야기에서 마음이 열리고, 또 누군가는 숫자와 변화의 흐름에서 의미를 찾기도 하죠.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기부자를 더 깊이 이해하고, 그들에게 맞춘 이야기와 경험을 설계해야 합니다. ‘페르소나’는 그 출발점입니다. 기부를 그저 “돈을 받는 일”이 아니라 “사람을 만나는 일”로 바꾸는 가장 현실적인 도구죠. 감동보다 먼저 이해가 있어야, 우리는 진짜로 연결될 수 있습니다. 그 연결이 쌓일 때, 지속 가능한 나눔 문화도 함께 만들어질 수 있어요. 오늘 우리기관의 페르소나 작성을 위한 기부자들의 데이터를 살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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